달빛은 온 밤 길에 라일락 향을 뿌려 놓았다. 골목 옆 집집마다 불꺼진 창 틈에도 향기를 밀어 넣는다. 라일락 향은 내 머리카락에 배어 골목 어귀까지 따라 오다, 달의 손에 끌려갔다. 나는 사월의 밤아, 밤아, 하고 눈부신 라일락나무 아래서 그리움을 부른다. 장미숙, 라일락 향기